공포의 2주가 지나고
시장은 냉정함을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FED에서 내놓은 다양한 지원정책을 바탕으로
각 이머징 국가에서도 미국과 궤를 같이 하는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국의 정책을 간단히 정리해보자면,
3월 3일과 3월 15일에 두 차례 연속 금리 인하.
1.50 ~ 1.75% 였던 기준 금리를 1.00~1.25%로 0.5% 내린데 이어
그 다음 0.00 ~ 0.25%로 1.0%를 추가로 금리인하를 단행하였다.
각종 대출로 인한 시장의 충격을 막기위해서는
일단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3월 23일 채권 매입 계획 발표.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채권(국채)을 매입하고
모기지 증권도 매입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있었지만,
더 놀라운 것은 채권의 매입 규모에 제약을 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발표로 현금 확보를 위해 채권, 금까지 매도했던 상황을
멈출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민간 채권 (회사채, 심지어 투자부적격 채권까지)도
매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하여 시장을 안정시키려 노력했다.
3월 25일 채권 매입 시행
FED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을 통해 채권 매입을 시작했다.
실제 채권매입이 시작되고
흔히 안전자산으로 분류되었던 채권, 금의 가격이
증시 하락과 함께 내려가던 패닉은 사라지게 되었다.
아직 불안한 시장을 반영하듯 금값은 오르고 있지만,
적어도 뭐든 다 팔고 달러 현금 확보하려는 혼란이 멈췄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보겠다.
우리나라의 정책들도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미 연준이 갑작스럽게 금리인하를 발표한 3월 3일 이후
한국은행 역시 임시회의에 들어갔다.
하지만 금리인하를 하지 않고, 다양한 재정지원에 대한 언급만으로 마무리되었고,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3월 15일에 발표된 이후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하였다.
아무래도 우리가 쓸 수 있는 금융정책들은 많지 않으니, 미국의 횡보에 급하게 따라가기 보다는
상황을 봐가며 카드를 하나씩 꺼내보이는 방향으로 결정한 듯 하다.
3월 24일 채권시장과 증권시장의 안정을 위해 자금을 조성하겠다는
채권시장안정펀드와 증권시장안정펀드 (채안펀드, 증안펀드)에 대한 계획을 발표한다.
계획이 발표된 다음주인 4월 2일부터 채권시장 안정펀드를 운용한다는 뉴스까지 발표되어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의 중앙은행들이 각국의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다양한 부양책,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유동성을 바탕으로
하락하던 증시는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이대로 시장이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남아있다.
직접적인 시장 하락의 원인인 코로나 사태가 마무리되지 않았으며,
직접적인 채권 매입이나 자금투입이 예상하던(발표된) 규모만큼 진행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앞으로 생각해봐야할 점을 살펴본다.
1)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은 언제가 정점이 될 것인가.
유럽의 국경 봉쇄, 미국의 락다운으로
사람들과의 접촉은 조금이나마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완전한 통제는 아니기에 지속적으로 확진자는 늘어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의 확산세가 꺾이던지, 치료제 또는 백신이 나와야 진정될 것인데..
이는 언제쯤일지가 문제라 생각한다.
확진자 증가의 정점이 상반기 4~5월 중이라면
2분기 말이나 3분기에라도 일부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겠지만,
6월 이후가 된다면, 날씨가 추워지는 시기에 올 수 있는 2차 확산과 겹쳐
버릴수도 있겠다는 염려 때문이다.
2) 일자리(고용유지)는 늘어날 수 있을까.
많은 업종에서 피해를 보고 있고,
사람들끼리 직접 대면하는 분야에서는 경제활동이 정지되는 상황을 자주 보고 있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주 연속 1,2월에 비해 20배 가량 크게 확인되었다.
경제활동에서 수익을 내지못하는 상태에서 코로나사태가 잠잠해진다고 해서
바로 고용을 늘릴 수 있을까.
3) 유가는 언제쯤 안정을 찾을 수 있을까.
여러 산업이 멈추고, 소비가 줄어들어
전례없던 유가를 보고 있다.
여기에 셰일업체에 대한 보복성 증산경쟁으로 셰일가스 업체가 파산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여파와 별도로 일자리, 개인들의 소득 문제가 지속될 수도 있겠다.
또한, 남미와 중동 지역 국가의 신용도, 재정문제로 발생할 이머징 시장의 혼란
국가간 물류 감소로 인한 관광업을 주로 하는 국가들 역시 살펴봐야할 부분이라 본다.
4) 금융권의 부실 위험
지금 사태의 원인을 코로나 바이러스로는 보고 있지만,
이는 트리거 역할을 했을 뿐, 실제로는 파생시장에서 온 투매라 보는 시각이 많은것 같다.
어두운 미래를 예상하고 주가가 하락하였는데,
여기 투자된 파생상품들 (DLS 등)의 마진콜을 막기위해 달러화 할 수 있는
자산들을 몽땅 팔아치웠다는 내용으로 파악했다.
이 상황에서 투자자들에게 위험이 대부분 돌아가겠지만,
그 위험을 막기위한 노력과 투매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융권의 부실도 살펴봐야할
문제라 생각한다.
대부분 파생상품을 다루는 증권회사들은 투자자들의 돈을 이용하기 때문에
위험은 대부분 투자자에게만 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겠으나,
증권회사들이 이런 투자만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경우 필요한 자금이 있을 때, 회사채를 발행하지만,
대부부의 중소기업이나 영세 자영업자들은 필요한 자금을 금융권의 대출로 조달한다.
시장의 붕괴와 기업들의 도산이 금융권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여분의 자금으로 운용하는 리츠, 모기지 사업들 역시 시장 상황에 따라 악화될 수 있고
이 분야에 투자한 증권회사를 비롯한 금융회사들 역시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5) 식량 문제를 비롯한 각국의 자국 우선주의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 쌀 수출을 금지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6) 유동성의 감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문제는 이것이다.
현재 예상되는 어두운 미래를 반영한 주가하락을
중앙은행들의 금융정책으로 막아내고 있다.
과연 이 정책들이 얼마나 오래 유지될 것인지,
또한 약속된 규모에 비해 얼마나 크게 시행될 것인지는 지나봐야 알 것이다.
지금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실제로 운용되지 않을 내용을 발표했던 것에 불과하다는 점이 드러난다면
지금보다 더 큰 혼란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 미 연준에서 발표한 국채와 우량 회사채 매입에 대한 내용은
지금 상황을 크게 개선할만한 내용이 아니라 생각한다.
추가로 발표된 민간채권 매입에 대한 내용 또한 이번 사태로
평가절하된 위험 업체들은 대상이 아닐 것이다.
정말 문제가 될 곳에는 자금이 투입되지 않는...
보기에만 근사한 정책이 될까 우려스럽다.
우리나라에서도 시행한다는 증안증권은
코스피지수 기준 1500에서부터 활용한다는 얘기가 있었다.
실제 작용 기준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기준과 다르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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